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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 본 구미 해평취수장 전경. 구미시 제공


◆해평취수장 공동이용 협약 '유효'
대구 취수원 이전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안동 신차할부금리 댐이 아닌 해평취수장으로 방향이 틀어진 모양새다. 이달 TK를 방문한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안동댐, 해평취수장 등을 돌며 "해평취수장이 효율적이다. 과거 협약이 유효한지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해평취수장이 1순위로 떠오른 셈이다.
김 장관이 말한 협약은 2022년 4월 체결된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약(해평취수장 공 아세아제지 동이용)'이다. 이 협약에는 환경부, 국무조정실, 한국수자원공사, 대구시, 경북도, 구미시가 참여했다.
민선 8기 출범 후 대구시와 구미시의 새로운 단체장이 탄생하면서, 이 협약은 유야무야 됐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러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협정을 체결한 5개 기관에 '해지' 통보를 한 후 안 기업대출 동과 손을 잡았다.
그러나 환경부는 최근 6자 협정 유효성을 검토(본보 8월12일 1면)했고, 그 결과 협정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평취수장 공동이용) 협정은 6개 기관이 협정한 것이어서 어느 한 기관이 파기하고 싶다고 해서 파기 되는 것이 아니다. 협정문 6조에 구리암사대교 관련 조항이 있다"며 "당시에도 그런 회의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의견대립이 있어 결론을 못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부터 의견 수렴을 시작했다. 6개 기관이다 보니 시간 조율을 해야 된다. 6개 기관이 한 자리에 모일지, 개별적으로 의견수렴을 할 지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대 순위

구미보 전경.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대구 취수원 이전 '열쇠' 쥔 구미시
환경부가 해평취수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대구 취수원 이전의 향방은 구미시 입장 변화에 달렸다. 6자 협정이 유효하다는 결론이 나왔어도 구미시의 동의 없인 사업 진행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각종 조사를 하려면 해당 지자체에 인허가가 뒤따르는데 동의를 안 해주면 할 수가 없다.
대구 취수원 이전에 대한 구미시의 입장(본보 8월20일 2면)은 현재로선 단호하다. 대구시민과 경북도민 모두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먹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취수원 이전 방향에 대해선 입장차가 확연하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구 취수원 이전 등을 위해 대구시가 대행체제에서 안동시와의 협정을 파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고 파기하더라도 차후 대구시장이 새로 취임했을 때 논란이 될 수 있다"며 "취수원 이전 문제는 대구시장 취임 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해평취수장 대신 구미보 상류를 새로운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구미보 상류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구미보 상류 이전에 따른 상주시, 의성군 지역에 공장설립 제한 등 규제(취수원보호구역)가 발생해 해당 지자체들의 동의를 얻는 건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다는 것이다. 또 구미보 상류 취수지점에 따라 규제 영향 범위가 달라져 환경부에서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구미시에 '당근'을 제시할 경우 구미시의 입장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구미시의 고민은 해평취수장으로 인해 해평면, 도개면, 고아읍, 선산읍, 구미국가5산단 등이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것이다.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에 마련될 협상 테이블에 규제 일부 완화 등의 정부 제안이 있을 경우 구미시의 입장 변화도 기대해볼 수 있다.

반대로 구미시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안동댐(안)이 대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구미 해평취수장 입구. 구미시 제공


◆구미시 입장 변화 시 이전 '속도'
구미시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해평취수장 공동이용 협정을 이행할 경우 지지부진했던 대구 취수원 이전 사업은 본궤도에 올라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미 과거 해평취수장 공동이용에 대한 예타 통과가 이뤄진 상태다. 환경부는 예타에 맞춰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면 된다. 또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가 진행된다. 지자체 동의에 머물러 있는 안동댐(안)보다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대규모 SOC 사업하기 위해서는 지질 조사, 노선 검토 등 실제적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지금 해평취수장의 경우 구상 정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구미시 해평 반대 입장 변화 시) 공사하기 위한 지질 조사라든지, 노선 검토라든지 실제적인 검토에 착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구를 방문한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 등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대구시 제공


◆환경부·구미시 '결정' 기다리는 대구시
대구시는 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환경부와 구미시의 결정을 기다리면서 상황별 대응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시는 현재 안동댐에 오랫동안 공을 들였지만, 중요한 것은 취수원 이전이 최종 목표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해평취수장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구시는 구미시의 입장 변화(해평 찬성)가 있으면 환경부에 기존 계획 대비 물 공급량이 상향 및 TK신공항(군위)으로 가는 루트(관로)를 세워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대구시의 공식 입장은 어디까지나 구미시의 입장이 정해져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구미시가 해평을 반대하는 상황 속에서 대구시의 입장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구미시가 반대하는데 대구시의 입장은 현재로선 의미가 없다. 다만 무작정 기다릴 수 없기에 다른 대안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해평취수장 활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만큼, 김장호 구미시장과 관계가 있는 이 지사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