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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20여년이 지난 1969년 선보인 다큐멘터리 영화 ‘슬픔과 동정’은 이 신화의 허상을 드러내 프랑스 국민을 당혹스럽게 만든 문제작이다. 더욱이 영화를 만든 이가 2차대전 당시 프랑스를 침공한 독일 출신 감독이라니 프랑스인들 심기가 얼마나 불편했을지 짐작이 간다.
프랑스·미국 국적을 전세자금대출이란 둘 다 지닌 영화감독 마르셀 오퓔스(1927∼2025). 사진은 2015년 2월 제65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평생의 업적을 인정받아 ‘베를린 카메라 상’을 수상한 직후의 모습. AP연합뉴스
‘슬픔과 연민’으로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세계적 거장으로 떠오른 마르셀 오퓔스 감독 돼지고기 이 9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6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오퓔스는 지난 24일 프랑스 남서부 소도시의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고인의 손자는 “할아버지는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한 편을 가족과 함께 본 뒤 임종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유족으로 세 딸과 세 손주가 있다.
오퓔스는 192 거래소 7년 11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막스 오퓔스(1902∼1957)는 영화 ‘미지의 여인에게서 온 편지’(1948) 등을 만든 유명한 감독이다. 유대인인 막스는 1933년 아돌프 히틀러 총통이 이끄는 나치가 독일 정권을 장악하고 유대인 탄압을 본격화하자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떠났다. 2차대전 발발 이듬해인 1940년 6월 프랑스가 나치 독일 한국자산관리공단 에 항복하고 그 영토 대부분이 독일군의 점령 통치를 받게 되자 막스 가족은 사실상 독일의 괴뢰 정권인 비시 정부가 지배하던 프랑스 남부로 피난했다. 1년가량 비시 정부 아래에서 생활한 뒤 피레네 산맥을 넘어 1941년 12월 스페인으로 탈출했다. 이후 막스 가족은 미국에 정착했다.
이 때문에 오퓔스는 독일인으로 태어났음에도 10대 소년이던 kamco 1938년 프랑스 국적을, 20대 청년이던 1950년에는 미국 국적을 각각 취득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고교를 졸업한 오퓔스는 군대 의무 복무를 마친 뒤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교에 들어가 연기, 연출 등을 공부했다.
마르셀 오퓔스가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오텔 테르미누스: 클라우스 바르비의 생애와 시대’(1988)의 한 장면. 독일 나치 친위대 장교이자 2차대전 전범인 클라우스 바르비(앞줄 왼쪽 세 번째)가 1980년대 프랑스에서 재판을 받는 모습이다. 이 작품으로 오퓔스는 미국 오스카 영화상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자가 되었다. 게티이미지 제공
프랑스가 나치 독일에서 해방되고 5년이 지난 1950년 오퓔스의 가족은 프랑스로 돌아갔다. 오래 전부터 영화감독을 꿈꾼 오퓔스는 1960년대 중반까지 몇몇 작품을 연출했으나 반응이 별로였다. 이에 그는 다큐멘터리 제작 쪽으로 눈을 돌렸다. 어린 시절 겪은 2차대전의 기억을 떠올린 오퓔스는 비시 정부 아래에서 프랑스 경찰이 유대인 추방을 어떻게 도왔는지 끈질기게 추적했다. 그렇게 탄생한 다큐멘터리 영화 ‘슬픔과 동정’(1969)은 프랑스 중부 지방의 도시 클레르몽페랑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농부들, 상점 주인들, 교사들, 흔히 ‘콜라보’라고 불린 나치 독일 협력자들, 레지스탕스 대원들, 심지어 과거 나치 점령군의 부대장까지 솔직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프랑스는 과거사를 완벽히 청산했다’는 세간의 인식은 허구라는 점, 레지스탕스의 신화도 실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오퓔스는 미국 방송사들과 손잡고 프랑스와 미국을 오가며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1988년 선보인 ‘오텔 테르미누스: 클라우스 바르비의 생애와 시대’는 부제에서 보듯 나치 독일 친위대(SS) 장교 클라우스 바르비(1913∼1991)의 삶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바르비는 2차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레지스탕스 대원 색출·처형에 앞장선 인물이다. 얼마나 악랄한 수법을 동원했던지 ‘리옹의 도살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영화로 오퓔스는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자가 되었다.
오퓔스는 거의 평생을 프랑스에서 살았지만 늘 이방인이란 느낌을 떨치지 못했다. 그는 2004년 언론 인터뷰에서 “프랑스인 대부분은 여전히 나를 유대계 독일인, 그것도 프랑스를 때려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유대계 독일인으로 여기는 듯하다”고 토로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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