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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천용을 더 이상 꿈꾸지 말라는 말을 아직은 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정히 그 말을 하고 싶다면, 당신들이 먼저 아이들 손 꼭 잡고 개천으로 내려오라. 아직은 개천이 따뜻하지 않아 올 수 없다면, 그 입 다물라.'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과거 발언을 다룬 2017년 한국일보 칼럼 '따뜻한 개천으로 내려오든가'는 온라인에서 빠르게 공유됐다. 욕망이 타인의 삶과 충돌하는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박선영 기자의 글이다.
신간 '그 바다이야기예시 저 하루치의 낙담'은 그 시선을 세상에서 자신에게로 돌린 그의 첫 에세이다.
한국일보를 떠난 지 7년, 저자는 더 이상 속보와 마감에 쫓기지 않는 시간 속에서 낙담과 희망, 욕망과 윤리라는 오래된 화두를 다시 꺼내 든다. 그는 "첫사랑과 헤어진 뒤 다시는 누구도 만나지 못하는 실연자처럼", 의식이 여전히 기자라는 일에 머물러 있다고 고백한 릴짱릴게임 다. 고백은 자기연민에 머물지 않는다. 욕망을 인정하되 사회적 존재로서 지켜야 할 선을 물어 왔던 그에게 낙담은 패배가 아니라 세계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슬픔은 인간을 더 현명하게 만들고, 윤리는 미학의 정점에 놓인다고 그는 믿는다. 보상이 없어도 옳은 일에 자신을 내던지는 숭고의 순간에 대한 애정은 칼럼에서나 에세이에서나 변함이 없다. 칼럼에서 그 릴게임무료 랬듯 그의 문장은 음악과 문학, 영화 등 다양한 문화적 소스를 자유자재로 엮어낸다. 장식이 아닌 생각을 끌고 가는 언어다.
책에는 언론이라는 현장을 떠난 한 사람이 삶의 한복판에서 다시 던지는 질문들이 담겨 있다. 개인의 낙담에서 출발한 사유는 타인과 사회를 향한 성찰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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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하루치의 낙담·박선영 지음·반비 발행·352쪽·1만8,800원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