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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화된 종합부동산세는 없애고, 재산세는 국세로 전환한 뒤 실효세율을 점진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되도록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사회적 대타협을 해야 합니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5배, 1경 원이 넘는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한국 사회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듭니다. <기자말>
[최경영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재건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축 공사현장.
ⓒ 연합뉴스
*1편에서 이어집니다.
5-1. 그러나 문제는 과거가 아니라 오늘입니다.
과거는 지나간 시간, 되돌릴 바다이야기프로그램 수 없습니다. 대부분은 그저 운이 좋아서, 일부는 탈불법적 행위를 통해 자산을 축적했지만 지금 와서 세금을 더 내라고 하거나 법으로 처벌할 수 없지요. 문제는 오늘입니다.
오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기억'입니다. 한국은 초고속 성장을 했습니다. 초고속 성장의 과정에서 기회를 잡은 사람들은 일부고,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대부분입니다. 바다이야기룰 대부분의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기억합니다. 속도가 너무 빨랐기 때문에, 불과 20~30년 일이었기 때문에 기억할 수 있는 것이지요. 서구처럼 자본주의가 수백 년 성숙해 왔다면 우리처럼 이렇게 결과의 불평등을 받아들이기가 어렵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별로 안 된 과거의 일이니 기억이 납니다. 안타깝습니다. 마음속에 한이 맺혔죠. '비슷한 바다이야기하는법 가격이었는데 내가 저기에 집을 샀더라면'. 그래서 부동산으로 돈 번 부자들, 내 이웃의 부를 인정할 수 없게 되지요. '저 사람도 반칙을 했을 거야. 나와 비슷한 처지였는데. 우리 집과 비슷했다는데. 우리 집도 부자가 될 수 있었는데'와 같은 심리는 정당하게 부를 획득한 부자까지도 인정하지 못하는 사회로 나아가게 합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신뢰가 상실된 것 쿨사이다릴게임 이죠.
게다가 앞으로는 역전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건 더 큰 심리적 타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일할 맛이 안 납니다. 창의성이 떨어집니다. 연봉 1억 원 넘게 버는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서울에 자가를 점유하고 있는 가구의 비율은 지난 수십 년간 40%대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인 1960년대 자가점유율은 56.5%나 됐습니다. 그게 최고치였습니다. 그러니까 산업화와 도시화의 역사 수십 년을 거치면서 내 집에 사는 사람들의 비율이 결과적으로 줄어들어 버렸다는 것이죠. 그동안 수백만 채의 아파트를 지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세금 아끼는 부자들... '민주형 담합'의 구조
▲ 서울 강남구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에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 연합뉴스
5-2. 독재형 정경언 유착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빙자한 담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I
이제 문제는 불법적인 부동산 투기 행태에 있지 않습니다. 꼭 불법적 행위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법과 인적 네트워크를 잘 활용만 하면 됩니다.
강남 지역 아파트 단지 1000세대를 재건축한다면 한 채 20억 원씩 잡아도 전체 매출이 2조 원짜리 사업이 됩니다. 재건축조합을 설립해서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까지 보통 10년을 잡습니다. 큰 사업입니다. 이권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재건축조합장과 이사들은 어떤 사람들이 될까요? 제가 취재했던 곳의 조합장은 두 번 바뀌었습니다. 2선의 구의회 의원이 하다가 전직 국회의원이 조합장을 해서 아파트 입주까지 이뤄냈습니다. 조합의 총무이사는 재향군인회 해당구 회장이었고, 주거 관련 연구원의 정책자문위원이기도 했습니다.
조합의 관리 이사는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구에서 추진하는 한 업무단지 조성 추진위원이었습니다. 조합 이사 A는 해당구의 안경사협회 감사, 조합 이사 B는 전매청에 30년 근무한 공무원 출신에 재건국민운동부녀회 간사, 조합 이사 C는 경찰서 형사팀장, 파출소장을 하다가 대통령 경호실에 근무했고, 조합 이사 D는 중견기업 관리부장 출신, 조합 감사는 건설사 자금회계부장을 역임했습니다.
조합원들이 왜 이런 경력의 사람들을 조합장과 이사로 뽑았는지, 이들 재건축 조합 임원들이 어떻게 일을 할지는 한국인이면 대개 합리적 추정이 가능합니다.
5-3. 독재형 정경언 유착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빙자한 담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II
이른바 '민주형 담합'은 세금을 낼 때도 적용됩니다. 게다가 부자 동네일수록 담합의 혜택이 크지요.
그럴 수밖에요. 급하게 올라가도 공시가에 시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다면 재산세는 별로 올라가지 않고, 떨어질 때는 충분히 하락분을 반영해 주면 재산세가 크게 떨어지니까요. 그래서 강남 3구와 강북 3구의 대단지 아파트 단지들의 12년간 실거래가 변동과 재산세 변동치를 각각 데이터베이스화해서 그래프를 그려보니 실제로 강남은 세율이라는 측면에서도 혜택을 받더라는 겁니다. 2017년에 제가 직접 취재했던 내용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 취재를 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말은 국토부 담당 서기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대한 공시가격은 한국감정원이 산정하고, 이를 공시하기 전 이해관계인들의 의견 청취와 공시가 심의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치는데 이 의견 청취 등의 과정에서 납세자들의 심한 조세저항이 있어왔다."
공시가를 확정하기 전에 공시가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다면, '공시가 심의위원'들이 중요하겠지요. 서울의 구별 공시가 심의위원장은 해당 구의 부구청장이 맡고, 내부위원들은 구청 내 부동산 및 세금 관련 간부 공무원들, 그리고 외부 위촉 위원들인 민간 전문가들은 감정평가사, 공인중개사, 세무사, 변호사, 교수, 연구원, 주민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비영리민간단체 추천 인사 등입니다.
이른바 중립적인 공무원들과 전문가들이지만 이들은 집주인들이 내야 할 세금이 너무 많다며 공시가를 낮춰달라고 할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게 유리할까요?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대충 깎아주는 게 구청장 재선을 위해서도, 민원에 시달리지 않는 내일을 위해서도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외부 위촉된 전문가 집단 대부분도 부동산 세금이 낮고,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어야 본인들 업황도 좋아지는 직업군들인데 이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결론은 뻔합니다. 민원을 핑계 삼아 공시가를 되도록 낮춰주는 게 군소리가 없겠지요. 공정 과세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럼 주택 가격이 급등한 지역에서는 이런 민원을 핑계 삼아 집주인들은 자연스럽게 절세를 하고, 이는 선거때 투표로 이어지고, 무주택자들은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되네요?
우쭈쭈 민주주의가 특정 방향으로만 작동하니까 자본주의가 삐뚤어지는 것 아닐까요? 무엇보다 세금이 이렇게 불공정하게 매겨져도 괜찮은 겁니까? 결국 장기적으로는 국민이 국가를 신뢰하지 않게 됩니다. 국민들이 국가의 공정한 법 집행을 믿지 않게 됩니다. 무신불립, 국민이 국가를 믿지 않으면 국가는 바로 설 수 없습니다.
강한 저항 있겠지만, 여기서 멈춰야 한다
▲ 서울 강남구 강남우체국에서 직원들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분류하고 있다.
ⓒ 연합뉴스
6. 그렇다면 방향은 정해져 있는 겁니다. 국가는 공공주택을 더 많이 짓고, 형해화된 종합부동산세는 없애고(이미 빠져나갈 사람들은 대부분 다 빠져나갔습니다),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한 뒤 실효세율을 점진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되도록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다시 정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2가지입니다. ▲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하는 것. ▲ 그리고 이른바 똘똘한 한 채, 고가의 1가구 1주택의 재산세율도 OECD 선진국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맞춰가는 겁니다.
강한 저항이 있을 겁니다. 특히 30억 원 이상 고가의 아파트를 소유한 강남 3구 지역의 1가구 1주택자들의 저항이 크겠지요. 그들의 투표권,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하면 두려울 겁니다.
게다가 이들이 내세울 논리… "오랫동안 살아온 곳인데 그냥 집가격이 오른 것뿐이다, 난 투기하지 않았다, 소득이 없는 고령자들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는 등의 반응"은 나름 일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라는 것이고, 여기에 미국 캘리포니아 재산세 제도의 핵심인 제안 13호(proposition 13)를 참고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 법은 세금을 시장가격(market value)이 아닌 취득가액(acquisition value) 기준으로 매기는 게 핵심입니다.
집을 살 당시의 가격이 기준 가격이 됩니다. 예를 들어 1997년에 15만 달러에 집을 샀다면, 국세청은 이 15만 달러를 기준으로 1%의 기본 세율을 적용합니다. 물가상승률 정도를 반영해 기준 가격이 올라가지만, 집이 팔려서 집 소유주가 바뀌지 않는 한 기준가격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러니까 반포 주공 아파트를 35년 전 9000만 원에 샀던 할아버지는 재산세를 오히려 지금보다 덜 내면서 살 수 있게 되고, 이 아파트를 50억 원에 산 새 집주인은 50억 원이라는 취득가격을 기준으로 재산세를 내게 된다는 것이지요.
합리적입니다. 원래 집은 소득이랑 연동되잖아요. 우리가 주택가격이 비싼지, 적정한지를 따져보는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기준도 주택가격대비소득(PIR)의 배율입니다. 연 소득에 비해 집 가격이 30배라면 30년 치의 연봉을 모아야 집을 산다는 말이니까, 소득이 높아서 고가의 주택을 샀다면 당연히 세금도 더 낼 수 있다는 말이 성립됩니다.
반대로 35년 전에 9000만 원짜리 집을 샀고, 그동안 폭등한 자산의 가격과 내 소득은 상관이 없을 수 있으니 그만큼 과거의 기준대로 세금을 낮춰 받는게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기준 가격을 각자의 소득 형편에 따라 정하면, 이 기준 가격에 따라 상속세도 달라지게 되니까요. 상속세에 대한 저항도 덜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한 주택에 산 게 무슨 죄냐며 저항하는 장노년층 부자들과, 이를 부추기는 한국 언론의 공격으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지요.
더군다나 30년 전 구축 재건축용 아파트를 50억 원에 사서, 앞으로는 50억 원의 재산세를 내야 할 부자들은 미래의 재산세를 감안해서 주택을 구매하게 되니 일정 수준 집값을 잡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이 법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취득가액이 필요한데요, 한국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들어서야 주택 실거래가를 신고하는 제도가 도입됐고, 이전에는 이른바 '다운계약서'가 수십 년 동안 횡행했던지라, 정부는 2006년 이후 거래가 되지 않은 주택들에 대한 취득가액을 합리적으로 정하는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7.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가격은 공급과 수요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국가가 수십 년 동안 몰빵한 한 지역의 주택 가격이 크게 올라버렸습니다. 수요는 넘치고 공급은 한정됐기 때문이죠. 강남이라는 땅은 한정돼 있습니다. 더 넓힐 수 없습니다.
거기에서 갖가지 부정부패가 횡행했고 이제는 합법적 부조리가 판을 칩니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온갖 특혜가 집중됐지만, 그 과실에 대한 정당한 대가(재산세)를 내라고 하면 사회주의냐고 저항합니다.
미국에서도 세금이 가장 낮다는 텍사스주의 오스틴 시청과 차로 불과 1.8킬로미터 떨어진 2019년도 신축 방 3개, 화장실 3개짜리 아파트 가격은 2023년 최고점일 때 우리돈으로 약 31억 원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23억 원 정도로 내려갔습니다. 2023년 재산세 산정기초는 23억 원 정도였고, 재산세는 4286만 원이었습니다. 아파트가가 내려간 지금도 1년에 재산세를 3500만 원 정도는 내야 합니다. 우리와 비교해 보십시오.
그렇다고 우리도 재산세를 저만큼 단박에 확 올릴 수는 없지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운동장을 넓게 쓸수록 축구 경기는 박진감이 나지요. 골 넣을 확률도 높아집니다. 안 그래도 좁은 영토, 한정된 땅에서 모든 국민이 서울 아파트에만 집착하도록 해선 안 됩니다.
인구는 줄어들고 성장률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모든 가구가 집을 소유하는 세상은 오지 않습니다. 자가점유율이 100%에 가까운 나라들은 오히려 구소련 공산주의 국가들입니다. 형식적으로 소유권은 없지만 주거의 걱정도 거의 없는 나라들입니다. 우리는 그 방향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미국과 비슷합니다.
그런 미국도 1945년 2차세계대전 직후 자가주택 보유율이 40% 수준이었다가, 전후 엄청난 성장률 덕에 70년대에는 60%까지 치솟았지만, 2025년 기준으로 보면 아직도 62% 수준입니다. 20년 만에 20%포인트 올랐던 자가보유율이 50년이 지나도록 2%포인트밖에 오르지 않은 겁니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자가주택 보유율도 딱 저 수준, 60%대 초반에 멈춰 섰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미국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빈부격차로, 자산 불평등과 소득 불평등 때문에 더 이상 자가주택을 살 사람들도 희소해졌습니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결과입니다. 우리도 그 길로 가고 있었습니다. 즉, 아무리 공급을 해도 자가 보유율은 앞으로 크게 상승하지 못합니다. 이런 빈부격차가 계속되는 한. 이런 우쭈쭈 민주주의가 지속되는 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건 무모한 짓입니다. 지나간 시간을 인정해야 합니다. 사회적 관성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 바퀴가 달린 자동차도 방향을 돌리려면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속도를 줄여야 안전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모두가 안전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그 첫 번째가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하는 것, 그리고 재산세의 실효세율을 현실화하는 겁니다. 점진적으로. 그러나 일관되고 단호하게.
그렇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서울에 사는 우리의 아이들은 양가의 부모로부터 서울의 집을 각각 1채씩 두 채를 상속받아 다주택자가 되는 상위 10%와 집 걱정 때문에 연애도, 결혼도, 아이 낳을 생각도 못 하는 나머지 90%로 나뉘게 될 겁니다. 그런 사회가 행복할까요?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 방향을 돌려야 합니다.
[최경영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재건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축 공사현장.
ⓒ 연합뉴스
*1편에서 이어집니다.
5-1. 그러나 문제는 과거가 아니라 오늘입니다.
과거는 지나간 시간, 되돌릴 바다이야기프로그램 수 없습니다. 대부분은 그저 운이 좋아서, 일부는 탈불법적 행위를 통해 자산을 축적했지만 지금 와서 세금을 더 내라고 하거나 법으로 처벌할 수 없지요. 문제는 오늘입니다.
오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기억'입니다. 한국은 초고속 성장을 했습니다. 초고속 성장의 과정에서 기회를 잡은 사람들은 일부고,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대부분입니다. 바다이야기룰 대부분의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기억합니다. 속도가 너무 빨랐기 때문에, 불과 20~30년 일이었기 때문에 기억할 수 있는 것이지요. 서구처럼 자본주의가 수백 년 성숙해 왔다면 우리처럼 이렇게 결과의 불평등을 받아들이기가 어렵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별로 안 된 과거의 일이니 기억이 납니다. 안타깝습니다. 마음속에 한이 맺혔죠. '비슷한 바다이야기하는법 가격이었는데 내가 저기에 집을 샀더라면'. 그래서 부동산으로 돈 번 부자들, 내 이웃의 부를 인정할 수 없게 되지요. '저 사람도 반칙을 했을 거야. 나와 비슷한 처지였는데. 우리 집과 비슷했다는데. 우리 집도 부자가 될 수 있었는데'와 같은 심리는 정당하게 부를 획득한 부자까지도 인정하지 못하는 사회로 나아가게 합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신뢰가 상실된 것 쿨사이다릴게임 이죠.
게다가 앞으로는 역전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건 더 큰 심리적 타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일할 맛이 안 납니다. 창의성이 떨어집니다. 연봉 1억 원 넘게 버는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서울에 자가를 점유하고 있는 가구의 비율은 지난 수십 년간 40%대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인 1960년대 자가점유율은 56.5%나 됐습니다. 그게 최고치였습니다. 그러니까 산업화와 도시화의 역사 수십 년을 거치면서 내 집에 사는 사람들의 비율이 결과적으로 줄어들어 버렸다는 것이죠. 그동안 수백만 채의 아파트를 지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세금 아끼는 부자들... '민주형 담합'의 구조
▲ 서울 강남구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에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 연합뉴스
5-2. 독재형 정경언 유착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빙자한 담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I
이제 문제는 불법적인 부동산 투기 행태에 있지 않습니다. 꼭 불법적 행위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법과 인적 네트워크를 잘 활용만 하면 됩니다.
강남 지역 아파트 단지 1000세대를 재건축한다면 한 채 20억 원씩 잡아도 전체 매출이 2조 원짜리 사업이 됩니다. 재건축조합을 설립해서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까지 보통 10년을 잡습니다. 큰 사업입니다. 이권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재건축조합장과 이사들은 어떤 사람들이 될까요? 제가 취재했던 곳의 조합장은 두 번 바뀌었습니다. 2선의 구의회 의원이 하다가 전직 국회의원이 조합장을 해서 아파트 입주까지 이뤄냈습니다. 조합의 총무이사는 재향군인회 해당구 회장이었고, 주거 관련 연구원의 정책자문위원이기도 했습니다.
조합의 관리 이사는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구에서 추진하는 한 업무단지 조성 추진위원이었습니다. 조합 이사 A는 해당구의 안경사협회 감사, 조합 이사 B는 전매청에 30년 근무한 공무원 출신에 재건국민운동부녀회 간사, 조합 이사 C는 경찰서 형사팀장, 파출소장을 하다가 대통령 경호실에 근무했고, 조합 이사 D는 중견기업 관리부장 출신, 조합 감사는 건설사 자금회계부장을 역임했습니다.
조합원들이 왜 이런 경력의 사람들을 조합장과 이사로 뽑았는지, 이들 재건축 조합 임원들이 어떻게 일을 할지는 한국인이면 대개 합리적 추정이 가능합니다.
5-3. 독재형 정경언 유착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빙자한 담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II
이른바 '민주형 담합'은 세금을 낼 때도 적용됩니다. 게다가 부자 동네일수록 담합의 혜택이 크지요.
그럴 수밖에요. 급하게 올라가도 공시가에 시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다면 재산세는 별로 올라가지 않고, 떨어질 때는 충분히 하락분을 반영해 주면 재산세가 크게 떨어지니까요. 그래서 강남 3구와 강북 3구의 대단지 아파트 단지들의 12년간 실거래가 변동과 재산세 변동치를 각각 데이터베이스화해서 그래프를 그려보니 실제로 강남은 세율이라는 측면에서도 혜택을 받더라는 겁니다. 2017년에 제가 직접 취재했던 내용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 취재를 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말은 국토부 담당 서기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대한 공시가격은 한국감정원이 산정하고, 이를 공시하기 전 이해관계인들의 의견 청취와 공시가 심의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치는데 이 의견 청취 등의 과정에서 납세자들의 심한 조세저항이 있어왔다."
공시가를 확정하기 전에 공시가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다면, '공시가 심의위원'들이 중요하겠지요. 서울의 구별 공시가 심의위원장은 해당 구의 부구청장이 맡고, 내부위원들은 구청 내 부동산 및 세금 관련 간부 공무원들, 그리고 외부 위촉 위원들인 민간 전문가들은 감정평가사, 공인중개사, 세무사, 변호사, 교수, 연구원, 주민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비영리민간단체 추천 인사 등입니다.
이른바 중립적인 공무원들과 전문가들이지만 이들은 집주인들이 내야 할 세금이 너무 많다며 공시가를 낮춰달라고 할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게 유리할까요?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대충 깎아주는 게 구청장 재선을 위해서도, 민원에 시달리지 않는 내일을 위해서도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외부 위촉된 전문가 집단 대부분도 부동산 세금이 낮고,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어야 본인들 업황도 좋아지는 직업군들인데 이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결론은 뻔합니다. 민원을 핑계 삼아 공시가를 되도록 낮춰주는 게 군소리가 없겠지요. 공정 과세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럼 주택 가격이 급등한 지역에서는 이런 민원을 핑계 삼아 집주인들은 자연스럽게 절세를 하고, 이는 선거때 투표로 이어지고, 무주택자들은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되네요?
우쭈쭈 민주주의가 특정 방향으로만 작동하니까 자본주의가 삐뚤어지는 것 아닐까요? 무엇보다 세금이 이렇게 불공정하게 매겨져도 괜찮은 겁니까? 결국 장기적으로는 국민이 국가를 신뢰하지 않게 됩니다. 국민들이 국가의 공정한 법 집행을 믿지 않게 됩니다. 무신불립, 국민이 국가를 믿지 않으면 국가는 바로 설 수 없습니다.
강한 저항 있겠지만, 여기서 멈춰야 한다
▲ 서울 강남구 강남우체국에서 직원들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분류하고 있다.
ⓒ 연합뉴스
6. 그렇다면 방향은 정해져 있는 겁니다. 국가는 공공주택을 더 많이 짓고, 형해화된 종합부동산세는 없애고(이미 빠져나갈 사람들은 대부분 다 빠져나갔습니다),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한 뒤 실효세율을 점진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되도록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다시 정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2가지입니다. ▲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하는 것. ▲ 그리고 이른바 똘똘한 한 채, 고가의 1가구 1주택의 재산세율도 OECD 선진국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맞춰가는 겁니다.
강한 저항이 있을 겁니다. 특히 30억 원 이상 고가의 아파트를 소유한 강남 3구 지역의 1가구 1주택자들의 저항이 크겠지요. 그들의 투표권,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하면 두려울 겁니다.
게다가 이들이 내세울 논리… "오랫동안 살아온 곳인데 그냥 집가격이 오른 것뿐이다, 난 투기하지 않았다, 소득이 없는 고령자들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는 등의 반응"은 나름 일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라는 것이고, 여기에 미국 캘리포니아 재산세 제도의 핵심인 제안 13호(proposition 13)를 참고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 법은 세금을 시장가격(market value)이 아닌 취득가액(acquisition value) 기준으로 매기는 게 핵심입니다.
집을 살 당시의 가격이 기준 가격이 됩니다. 예를 들어 1997년에 15만 달러에 집을 샀다면, 국세청은 이 15만 달러를 기준으로 1%의 기본 세율을 적용합니다. 물가상승률 정도를 반영해 기준 가격이 올라가지만, 집이 팔려서 집 소유주가 바뀌지 않는 한 기준가격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러니까 반포 주공 아파트를 35년 전 9000만 원에 샀던 할아버지는 재산세를 오히려 지금보다 덜 내면서 살 수 있게 되고, 이 아파트를 50억 원에 산 새 집주인은 50억 원이라는 취득가격을 기준으로 재산세를 내게 된다는 것이지요.
합리적입니다. 원래 집은 소득이랑 연동되잖아요. 우리가 주택가격이 비싼지, 적정한지를 따져보는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기준도 주택가격대비소득(PIR)의 배율입니다. 연 소득에 비해 집 가격이 30배라면 30년 치의 연봉을 모아야 집을 산다는 말이니까, 소득이 높아서 고가의 주택을 샀다면 당연히 세금도 더 낼 수 있다는 말이 성립됩니다.
반대로 35년 전에 9000만 원짜리 집을 샀고, 그동안 폭등한 자산의 가격과 내 소득은 상관이 없을 수 있으니 그만큼 과거의 기준대로 세금을 낮춰 받는게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기준 가격을 각자의 소득 형편에 따라 정하면, 이 기준 가격에 따라 상속세도 달라지게 되니까요. 상속세에 대한 저항도 덜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한 주택에 산 게 무슨 죄냐며 저항하는 장노년층 부자들과, 이를 부추기는 한국 언론의 공격으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지요.
더군다나 30년 전 구축 재건축용 아파트를 50억 원에 사서, 앞으로는 50억 원의 재산세를 내야 할 부자들은 미래의 재산세를 감안해서 주택을 구매하게 되니 일정 수준 집값을 잡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이 법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취득가액이 필요한데요, 한국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들어서야 주택 실거래가를 신고하는 제도가 도입됐고, 이전에는 이른바 '다운계약서'가 수십 년 동안 횡행했던지라, 정부는 2006년 이후 거래가 되지 않은 주택들에 대한 취득가액을 합리적으로 정하는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7.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가격은 공급과 수요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국가가 수십 년 동안 몰빵한 한 지역의 주택 가격이 크게 올라버렸습니다. 수요는 넘치고 공급은 한정됐기 때문이죠. 강남이라는 땅은 한정돼 있습니다. 더 넓힐 수 없습니다.
거기에서 갖가지 부정부패가 횡행했고 이제는 합법적 부조리가 판을 칩니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온갖 특혜가 집중됐지만, 그 과실에 대한 정당한 대가(재산세)를 내라고 하면 사회주의냐고 저항합니다.
미국에서도 세금이 가장 낮다는 텍사스주의 오스틴 시청과 차로 불과 1.8킬로미터 떨어진 2019년도 신축 방 3개, 화장실 3개짜리 아파트 가격은 2023년 최고점일 때 우리돈으로 약 31억 원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23억 원 정도로 내려갔습니다. 2023년 재산세 산정기초는 23억 원 정도였고, 재산세는 4286만 원이었습니다. 아파트가가 내려간 지금도 1년에 재산세를 3500만 원 정도는 내야 합니다. 우리와 비교해 보십시오.
그렇다고 우리도 재산세를 저만큼 단박에 확 올릴 수는 없지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운동장을 넓게 쓸수록 축구 경기는 박진감이 나지요. 골 넣을 확률도 높아집니다. 안 그래도 좁은 영토, 한정된 땅에서 모든 국민이 서울 아파트에만 집착하도록 해선 안 됩니다.
인구는 줄어들고 성장률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모든 가구가 집을 소유하는 세상은 오지 않습니다. 자가점유율이 100%에 가까운 나라들은 오히려 구소련 공산주의 국가들입니다. 형식적으로 소유권은 없지만 주거의 걱정도 거의 없는 나라들입니다. 우리는 그 방향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미국과 비슷합니다.
그런 미국도 1945년 2차세계대전 직후 자가주택 보유율이 40% 수준이었다가, 전후 엄청난 성장률 덕에 70년대에는 60%까지 치솟았지만, 2025년 기준으로 보면 아직도 62% 수준입니다. 20년 만에 20%포인트 올랐던 자가보유율이 50년이 지나도록 2%포인트밖에 오르지 않은 겁니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자가주택 보유율도 딱 저 수준, 60%대 초반에 멈춰 섰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미국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빈부격차로, 자산 불평등과 소득 불평등 때문에 더 이상 자가주택을 살 사람들도 희소해졌습니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결과입니다. 우리도 그 길로 가고 있었습니다. 즉, 아무리 공급을 해도 자가 보유율은 앞으로 크게 상승하지 못합니다. 이런 빈부격차가 계속되는 한. 이런 우쭈쭈 민주주의가 지속되는 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건 무모한 짓입니다. 지나간 시간을 인정해야 합니다. 사회적 관성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 바퀴가 달린 자동차도 방향을 돌리려면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속도를 줄여야 안전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모두가 안전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그 첫 번째가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하는 것, 그리고 재산세의 실효세율을 현실화하는 겁니다. 점진적으로. 그러나 일관되고 단호하게.
그렇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서울에 사는 우리의 아이들은 양가의 부모로부터 서울의 집을 각각 1채씩 두 채를 상속받아 다주택자가 되는 상위 10%와 집 걱정 때문에 연애도, 결혼도, 아이 낳을 생각도 못 하는 나머지 90%로 나뉘게 될 겁니다. 그런 사회가 행복할까요?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 방향을 돌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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