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이혼전문변호사 [아침을 열며]세월호 12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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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줄거리보다는 영화를 보면서 느낀 감정과 극장 밖으로 나설 때 눈에 들어온 풍경이 먼저 기억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울지도 못할 정도로 가슴이 조여들었고, 밖에 나오니 주변의 모든 것이 바스락거리는 것처럼 메말라보였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앞두고 얼마 전 <생일>을 다시 찾아봤다. 7년 전이나 지금이나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고작 영화 한 편을 본 나도 이럴진대 그 참사를 온몸으로 겪은 이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여전히 가늠되지 않는다.
그 잔인했던 봄이 지나고 어느덧 12년이 흘렀다. 해마다 이맘때면 언론은 세월호 참사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유족들을 다시 만나기도 하고, 세월호 참사 이후 바뀐 정책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점검도 한다.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새롭게 기사를 쓴다고 하지만, 세월호 관련 기사에 대한 호응은 해마다 줄어든다. 어떤 이는 “여태 세월호냐” “지겹지 않으냐”고 묻기도 한다.
그래도 ‘일부 언론’은 계속 기사를 쓴다. 그중에는 경향신문도 있다. 올해 역시 12주기에 맞춰 기획 기사를 준비하고 있다. 유족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기자들에게도 매년 아픈 기억을 비집고 들어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다시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이유는 소박하다. 이 사회에서 세월호 참사가 잊히는 순간 고통은 남겨진 사람만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이라도 기억의 끈을 놓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는 신호를 그들에게 보내야 조금이나마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기사 안에 담긴다.
지난달에는 세월호 참사 이후 남겨진 이들의 소식을 접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민간 잠수사로 구조작업에 참여했던 백인탁씨가 지난달 17일 바다에서 작업하다 세상을 떠났다. 백씨는 12년 전, 사고 다음날 가장 먼저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차디찬 바닷속에서 서로 감싸 안은 채 엉켜 있던 단원고 학생 세 명을 물 밖으로 끌어 올렸다. 당시 백씨에게는 태어난 지 100일도 되지 않는 막내아들이 있었다. 백씨는 그래도 자신의 목숨을 걸고 바다로 들어갔다.
막내아들이 어느새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서 엄마, 누나와 함께 아빠의 빈소를 지켰다. 세월호 이후에도 백씨는 바다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누구보다 먼저 현장으로 향했다고 빈소에 모인 지인들은 추모했다. 백씨의 아내는 “부모들 마음을 알기 때문에 남편이 원망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때 세상을 떠난 단원고 명예 3학년10반 김다영양의 어머니 정정희씨는 지난 12년간 그린 그림을 모아 전시회를 열었다. 정씨는 딸을 잃은 뒤 공황장애와 우울증 속에서 “과제만 마치고 죽어야지” “공부만 다 하고 죽어야지”라며 꾸역꾸역 삶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그렇게 버틴 12년의 세월이 캔버스 위에 고스란히 담겼다. 정씨는 목포 신항에 거치된 세월호가 멀리 보이는 바닷가 갯벌의 흙을 떼어내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이런 기사에는 어김없이 차가운 댓글들이 달린다. 아픈 기억을 자꾸 들춰내는 것이 불편하다는 그 마음을 굳이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고통을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겹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유가족들은 어느새 혼자만의 섬에 고립될지도 모른다.
세월호를 계속 이야기하는 것은 과거에 머물면서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백인탁 잠수사 같은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서이며, 정정희씨처럼 12년째 딸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곁을 내어주기 위해서다. 언론이 해마다 기사를 쓰고, 남겨진 이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그 고통의 무게를 아주 조금이라도 나누어 짊어지려는 연대의 일환이다.
올해도 기자들은 기사를 쓴다. 앞으로도 계속 세월호와 남겨진 이들에 관해 쓸 것이다. 누군가는 지겹다고 하겠지만, 12년 전 바다에 가라앉은 한국 사회의 신뢰와 안전이 다시 올라오고, 유족과 생존자들이 평안을 찾을 때까지 그만둘 수 없다.
서울문화재단이 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기는 ‘축제 봄봄’을 다음달 1일부터 9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리는 축제 봄봄은 ‘예술로 만나는 우리들의 모든 봄’을 주제로 부모가 된 어른이 유년기를 돌아보는 추억의 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의 봄, 서커스로 살아나는 동심의 봄, 다양한 세대의 빛나는 순간을 노래하는 청춘의 봄까지 4개 행사를 축제로 엮어 선보인다.
행사의 포문은 5월 1일 서울숲에서 일상 공간을 음악 무대로 바꾼 도심 속 음악 공연 ‘서울스테이지’로 연다. ‘어른이 된 소년·소녀에게 건네는 위로’를 주제로 70~80년대 인기 애니메이션과 영화 주제가를 메들리로 연주하며 아이와 함께 나온 부모 세대의 향수를 자극한다.
5월 2일~3일에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양천과 서서울호수공원에서 순수예술 중심의 어린이·가족 예술축제 ‘톡톡’이 첫선을 보인다. 5m 높이의 대형 인형 ‘피노키오’ 퍼레이드를 비롯해 야외에서 감상하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 참여형 프로그램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예술 경험을 선사한다.
축제 봄봄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양천뿐 아니라 용산·강북·서초·은평까지 5개 권역별 센터에서 다양한 장르의 예술 체험 프로그램도 만나볼 수 있다.
5월 4일~5일에는 노들섬이 거대한 서커스 랜드로 변신한다. 올해 열린는 ‘서울서커스페스티벌 2026’은 동춘서커스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서커스를 구성해 어른들도 동심을 되찾을 수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지난해 6만여 명의 관객이 다녀간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은 올해 전통 줄타기부터 국내외 현대적인 서커스까지 다채로운 공연으로 노들섬을 채울 예정이다. 그 외 저글링과 외줄타기 등 관람객이 직접 서커스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과 아빠 얼굴 그리기 같은 창작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5월 6일~9일까지 노들섬에서는 ‘노들노을스테이지’가 열린다. 청년 세대와 청춘을 지나온 부모 세대를 모두 아우르며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음악 나들이’를 테마로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선보인다.
축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 축제별 인스타그램(@seoul_stage, @wsartedu, @ssaf.official, @nodeul_island)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우리는 모두 한때 어린이였다”며 “어린이에게는 예술적 즐거움을 부모와 조부모에게는 동심을 선물해 모든 세대가 행복한 도시로 펀(Fun)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뉴스채널 YTN의 대주주 유진그룹에 대한 종사자들의 저항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윤석열 정부가 공기업 한전과 마사회의 YTN 지분 30%가량을 유진에 넘겨 최대주주로 만들면서 시작된 일이다. 재정 등에서 특별한 문제도 없는 상태였다. 모든 나라의 보수 정권은 일반적으로 공영언론에 불만이며, 걸핏하면 이를 없애고 싶어 한다. 이명박 정부도 2008년 ‘낙하산 사장’에 YTN 구성원들이 저항하자 사영화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엉뚱하게도 진보 성향 문재인 정부도 YTN 및 서울신문 사영화를 시도했다. 다만, 서울신문만 팔고 YTN은 내외부의 반발에 실행을 멈췄다. 문 정부는 매각이 “언론사 인사나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관여할 수 없는 공적 독립 구조를 만드는 노력도 없이 사영 자본에 쉽게 팔아버리려는 무책임한 판단이었다. 문 정부의 시도는 윤 정부의 디딤돌이 되었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YTN 매각은 5명이 재적인 구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지명 위원 2명만으로 의결했다. 지난해 말 서울행정법원이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위법으로 판단한 일이다.
YTN을 인수한 유진은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경영기획실장과 보도국장 등을 역임하며 노조와 갈등을 빚었던 김백씨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노조원들에게는 2008년 낙하산 사장 반대에 나선 노종면, 조승호 등 기자 6명을 자르는 등의 강권 경영 방식을 유진이 채택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노영방송’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영화의 원인을 대통령 부인 관련 보도 등 “편파 왜곡 방송”에서 찾았다. 단체협약에 명시된 임명동의제를 무시하고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 또한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이 위법으로 판단한 행위다. 사영 체제에서, 김건희씨가 명품 가방 받는 장면을 방송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친정권적 질서가 재연됐다.
사태의 근인은 지난 정부의 불법적 매각이지만 보도 채널을 일반기업 다루듯 한 유진의 책임이 크다. 언론자유와 공정성을 추구하는 조직의 특성과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경영권을 행사하면 안 되는 곳이 방송사다. 한국 법원은 방송의 자유와 공정성 의무는 노사 양측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애초부터 개방형 경영진 선임 기구 설치 등 편성의 독립을 지향했어도 모자랄 판이다.
유진은 최근 진보 성향 인물들로 YTN 이사회를 재편하고 역할을 강화했다. 인수 무효 판결 위기를 당대 권력에 맞춰 돌파해보려는 듯한 어리석기까지 한 일이다. 이는 종사자는 물론 보도 채널의 공적·민주적 기능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모욕일 뿐이다. 종사자들이 합력해 맨바닥에서 한국 최초의 보도 채널을 만들고, IMF 외환위기 상황에서 돌아가며 무급휴직으로 버텼다. 권력의 침탈에 신음하고 저항하면서도 종사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이만큼 성장시켜놓은 곳이 공영방송 YTN이다. 돈 주고 최대 지분을 샀다며 갑자기 나타나 지난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보이지 않는 채 주인 행세할 곳이 아니다. 경쟁자의 진입은 막고 특혜적으로 주는 공적 보도 채널 운영권을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다.
사회 자산인 공영방송의 존재 양식 변화는 당대 정부가 쉽게 결정할 수 없다. 서구에서도 주요 공영방송이 사영화한 것은 1987년 프랑스의 TF1 단 한 건 외에는 없다. 물론 이것이 절대 불가침의 영역은 아니다.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적어도 “지금이 덜 나쁘다”라는 데 합의가 됐던 것뿐이다. 앞으로 한국에서 있을지 모르는 공영방송 개혁은 개선이든 사영화든 관계없이 사회가 요구하는 합의된 목적과 방식이 중요하다. 일개 정권이나 정파 또는 몇몇 권력자의 생각과 경험만으로는 부족한 유기적인 사회기구가 공영방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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