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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구 한남더힐 59㎡(이하 전용면적)는 이달 13일 보증금 17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24일엔 서초구 반포자이 132㎡가 보증금 22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정부가 고강도 대출규제를 내놓으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선 수십억원 보증금의 전세 거래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여력이 있는 자산가들이 매매 대신 고가 전세를 택하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전세대출 역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전세대출을 조이는 안을 검토 중이다.
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전 kt 통신비 세권설정등기 신청 지역별 전세금 평균 현황에 따르면 한남동의 6월(최근 통계) 평균 전세금은 26억3812만원으로, 서울 전체 평균인 3억4216만원의 7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남동은 동·읍별 올해 2월 이후 매달 전세권 설정 평균금액 최고가 지역을 유지 중이다.
같은 달 두 번째로 평균 전세금이 높은 지역은 서초 상호저축은행 연봉 구 반포동으로, 전세금 평균이 25억7166만원으로 조사됐다. 한남동과 반포동은 최근 신축 고가 아파트와 고급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된 지역으로 꼽힌다.
한남동의 전세금이 높은 이유는 지역 특성상 고급 주택이 밀집돼있기 때문이다.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7월 13일, 여성기업 한남더힐 59㎡(이하 전용면적)가 17억9000만원에 전세 거래됐으며, 5월에는 235㎡가 59억8500만원, 233㎡는 56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나인원한남 206㎡는 70억원의 전세 거래가를 기록했다.
이른바 반전세 거래도 적지 않다. 통상 보증금이 월세의 240배(20년 치)를 넘는 경우를 반전세로 구분한다. 6월 19일에는 한 국민은행 대출상품 남더힐 208㎡가 보증금 49억원에 월세 50만원의 반전세로 계약됐고, 4월 10일에는 235㎡ 보증금 56억원 월세 42만원에 반전세로 계약됐다.
매달 수천만원씩 지불하는 월세계약도 활발한 편이다. 7월 22일 나인원한남 206㎡가 보증금 10억원 월세 3000만원, 6월 18일에는 206㎡가 보증금 31억5000만원 월세 2100만원으 씨티은행 주택담보대출 로 거래됐다. 6월 10일 한남더힐도 235㎡가 보증금 10억원 월세 1900만원 월세 계약 됐다. 한 달 월세만 1000만원 이상 지불해야하는 형태의 초고가 월세 계약의 형태가 확산된 것이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한남동은 대출 규제의 영향도 전혀 받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현재 나인원한남 가장 작은 평형대인 206㎡ 전세 매물의 호가는 73억원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세입자가 대출을 통해 전세보증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 자금의 상당 부분이 자산가들의 현금 유동성에 기반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고가 전세가 줄줄이 체결되자 전세대출도 DSR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조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은 매매뿐만 아니라 전세 시장에서도 대출 의존도가 낮은 편”이라며 “반전세나 월세 계약 형태도 일반화돼 있고, 특히 내년부터는 신축 입주 공급 감소, 갱신권 사용 등으로 물량자체가 급감해 전세 가격이 하락하기보다는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윤성현·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