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6억 쓴 열병식서 울려퍼진 “대통령님 생일 축하”···“왕은 없다” 반트럼프 시위도
페이지 정보

본문
미국 육군 창설 250주년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인 14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대규모 열병식이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미국에 왕은 없다) 집회도 미 50개주 2000여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미국의 분열상이 다시금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저녁 워싱턴 내셔널몰 앞 대로에서 열린 열병식에는 미 육군의 대표 군사 장비가 대거 선보였다. 거리에는 현재 주력 전차인 M1에이브럼스 탱크, 스트라이커 장갑차,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 팔라딘 자주포 등이 등장했고 상공에선 블랙호크와 아파치 헬기 등이 비행했다.
통상 권위주의 국가에서 군사력 과시를 목적으로 여는 열병식이 미국에서 거행된 것은 1991년 걸프전 승전 기념 퍼레이드 이후 처음이다.
행사는 영국 식민지 시절 독립전쟁부터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 걸프전, 테러와의 전쟁 등 그동안 미 육군의 역사를 소환하며 군인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나라가 그들의 승리를 기념한다. 미국인들도 그럴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례적으로 짧은 시간인 8분간 연설하면서 준비한 원고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포크 가수 리 그린우드가 공화당 대선 유세 때 사용된 노래 ‘갓 블레스 더 유에스에이’를 부르면서 “대통령님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멘트를 끼워 넣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생일에 군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집권 1기 때 열병식을 강행하려다 참모들의 반대로 좌절됐던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나란히 앉아 미소를 머금은 채 여러 차례 거수경례하기도 했다.
열병식 장소 일대에 세워진 높은 바리케이드 바깥쪽 잔디밭 등에는 아침 일찍부터 시민들이 자리를 잡았다. 특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등이 적힌 옷과 모자 등을 착용한 이들이 눈에 띄었다.
딸, 미취학 아동인 손자와 함께 미시간에서부터 8시간 차를 운전해 온 조디(56)는 기자에게 “우리는 트럼프를 사랑해서 왔다. 그의 국경 정책과 경제, 일자리 관련 정책을 지지한다”며 “제복 입은 군인들을 보니 미국에 대한 자긍심이 더욱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퇴역 군인 더글러스 구르카(82)는 “육군의 생일을 기념하는 건 좋은 아이디어”라면서 반대 시위를 겨냥해 “트럼프는 왕이 아니고 법을 따르면서 미국에 최선의 이익이 되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트럼프 구호를 적어 손수 만든 피켓을 들고나온 시민들도 있었다. ‘노 킹스’ 티셔츠를 입고 있던 알렉스와 해나는 “열병식으로 도로가 망가지고 비용을 4500만달러(약 616억원)나 써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며 “트럼프가 법치를 무시하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고 말했다.
열병식에 앞서 미 전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노 킹스’ 시위가 벌어졌다. 뉴욕, 로스앤젤레스(LA), 필라델피아, 시카고, 휴스턴 등 주요 대도시는 물론 공화당 강세 지역까지 약 2000곳에서 열린 집회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 인파가 운집했다. 주최 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빌미를 주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워싱턴은 공식 집회 장소에서 제외했지만 백악관 주변 라파예트 광장, 워싱턴 북쪽 로건광장 등에서는 수백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미 전국 각지의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권위주의 체제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비판하며 “노 킹스” “트럼프 아웃” 등의 구호를 외쳤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를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주방위군을 투입했던 LA에서는 특히 당국의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위 현장에서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쏘거나 곤봉을 휘두르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 교외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사거리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한 한국계 미국인 줄리아나 곽(50)은 “육군 창설일을 기념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트럼프는 LA 시위에 주방위군을 투입한 것에서도 보듯이 자기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 이런 일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열병식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교사인 빌리 하월(44)도 “열병식은 권력 남용의 선명한 사례”라며 “미국을 중국, 러시아,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와 비슷하게 보이게 만든다”고 말했다. 오는 8월 대학에 진학하는 클레어는 “이민자 단속, 외국 유학생 비자 박탈 등 트럼프의 모든 조치는 법적 절차를 무시하며 헌법을 어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미네소타에선 민주당 소속 주의회 의원 부부가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해 미국 사회의 분열상과 정치 폭력의 심각성을 재차 일깨웠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미네소타 주의회 하원의장을 지낸 멜리사 호트먼 주 하원의원과 그의 남편이 “정치적 동기로 인해” 암살당했다고 밝혔다. 인근 도시에 사는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 부부도 같은 용의자의 총격을 받고 다쳤다.
수사당국은 용의자 57세 밴스 보엘터를 쫓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보엘터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이날 저녁 워싱턴 내셔널몰 앞 대로에서 열린 열병식에는 미 육군의 대표 군사 장비가 대거 선보였다. 거리에는 현재 주력 전차인 M1에이브럼스 탱크, 스트라이커 장갑차,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 팔라딘 자주포 등이 등장했고 상공에선 블랙호크와 아파치 헬기 등이 비행했다.
통상 권위주의 국가에서 군사력 과시를 목적으로 여는 열병식이 미국에서 거행된 것은 1991년 걸프전 승전 기념 퍼레이드 이후 처음이다.
행사는 영국 식민지 시절 독립전쟁부터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 걸프전, 테러와의 전쟁 등 그동안 미 육군의 역사를 소환하며 군인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나라가 그들의 승리를 기념한다. 미국인들도 그럴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례적으로 짧은 시간인 8분간 연설하면서 준비한 원고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포크 가수 리 그린우드가 공화당 대선 유세 때 사용된 노래 ‘갓 블레스 더 유에스에이’를 부르면서 “대통령님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멘트를 끼워 넣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생일에 군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집권 1기 때 열병식을 강행하려다 참모들의 반대로 좌절됐던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나란히 앉아 미소를 머금은 채 여러 차례 거수경례하기도 했다.
열병식 장소 일대에 세워진 높은 바리케이드 바깥쪽 잔디밭 등에는 아침 일찍부터 시민들이 자리를 잡았다. 특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등이 적힌 옷과 모자 등을 착용한 이들이 눈에 띄었다.
딸, 미취학 아동인 손자와 함께 미시간에서부터 8시간 차를 운전해 온 조디(56)는 기자에게 “우리는 트럼프를 사랑해서 왔다. 그의 국경 정책과 경제, 일자리 관련 정책을 지지한다”며 “제복 입은 군인들을 보니 미국에 대한 자긍심이 더욱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퇴역 군인 더글러스 구르카(82)는 “육군의 생일을 기념하는 건 좋은 아이디어”라면서 반대 시위를 겨냥해 “트럼프는 왕이 아니고 법을 따르면서 미국에 최선의 이익이 되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트럼프 구호를 적어 손수 만든 피켓을 들고나온 시민들도 있었다. ‘노 킹스’ 티셔츠를 입고 있던 알렉스와 해나는 “열병식으로 도로가 망가지고 비용을 4500만달러(약 616억원)나 써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며 “트럼프가 법치를 무시하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고 말했다.
열병식에 앞서 미 전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노 킹스’ 시위가 벌어졌다. 뉴욕, 로스앤젤레스(LA), 필라델피아, 시카고, 휴스턴 등 주요 대도시는 물론 공화당 강세 지역까지 약 2000곳에서 열린 집회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 인파가 운집했다. 주최 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빌미를 주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워싱턴은 공식 집회 장소에서 제외했지만 백악관 주변 라파예트 광장, 워싱턴 북쪽 로건광장 등에서는 수백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미 전국 각지의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권위주의 체제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비판하며 “노 킹스” “트럼프 아웃” 등의 구호를 외쳤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를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주방위군을 투입했던 LA에서는 특히 당국의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위 현장에서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쏘거나 곤봉을 휘두르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 교외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사거리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한 한국계 미국인 줄리아나 곽(50)은 “육군 창설일을 기념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트럼프는 LA 시위에 주방위군을 투입한 것에서도 보듯이 자기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 이런 일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열병식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교사인 빌리 하월(44)도 “열병식은 권력 남용의 선명한 사례”라며 “미국을 중국, 러시아,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와 비슷하게 보이게 만든다”고 말했다. 오는 8월 대학에 진학하는 클레어는 “이민자 단속, 외국 유학생 비자 박탈 등 트럼프의 모든 조치는 법적 절차를 무시하며 헌법을 어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미네소타에선 민주당 소속 주의회 의원 부부가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해 미국 사회의 분열상과 정치 폭력의 심각성을 재차 일깨웠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미네소타 주의회 하원의장을 지낸 멜리사 호트먼 주 하원의원과 그의 남편이 “정치적 동기로 인해” 암살당했다고 밝혔다. 인근 도시에 사는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 부부도 같은 용의자의 총격을 받고 다쳤다.
수사당국은 용의자 57세 밴스 보엘터를 쫓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보엘터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 이전글인간관계의 미스터리: 사람들의 이야기 25.06.16
- 다음글김용태 “수사기관을 정권에 종속시키는 악법···‘검찰 해체 4법’ 철회해야” 25.06.1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